마약이 어떻게 10대들에게 퍼지는지를 그린 드라마 '하이쿠키'를 봤다. 드라마를 끝까지 다 보고 나니, 배우 남지현이 원톱 주인공인 것 같다. 주인공 최수영(남지현)은 소녀가장이다. 공장에서 일을 하며 동생을 키운다. 동생 최민영(정다빈)은 명문사립고등학교에 다닌다. 최민영은 예전에 아이스크림 소녀로 유명했던 아역배우인데 어느새 이렇게 커서 고등학생 역할도 하고 있었다.
언니 최수영은 동생 최민영이 어떻게든 바르게 자라도록 애쓰지만 현실은 생각처럼 흘러가지 않는다. 최민영은 언니가 희생하는 게 부담스럽고, 최수영은 동생을 위해서라면 목숨도 내놓으려고 한다. 사실 최수영은 동생에게 죄책감이 있다. 폭력적인 범죄자 부모 밑에서 자라며 최민영을 지켜주지 못했던 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날 최민영은 얼굴에 큰 상처가 생기고, 그래서 얼굴을 볼 때마다 잊을 수가 없는 상처가 둘에게 새겨진다.
최수영은 동생 민영을 지키기 위해 '이은서'로 가짜 신분을 만들어 살아간다. 최민영이 아이들에게 팔던 쿠키가 경찰에게 덜미를 잡히며 사건이 점점 복잡해지자, 동생을 보호하기 위해 최수영이 쿠키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최수영이라는 캐릭터는 놀라울 정도로 판단력이 빠르고 치밀하게 작전을 세울 줄 안다. 착하고 정의롭고 똑똑하기까지 한 캐릭터라서, 자연히 주인공이 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물론 최수영 역시 다른 사람들에게 마약을 팔았다는 점에서 그다지 정의롭기만 하진 않다. 정말 정의로웠다면 경찰에 마약 사업을 신고했어야 한다. 그러나 동생을 구한다는 명목으로 최수영 역시 악에 물든다. 그리고 경찰에 잡혀간다. 아무리 주인공이라도 잘못을 했으면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내용은 설득력이 있었다.
개인적으로 송민우(서범준) 캐릭터가 정말 매력적이다. 학교 이사장 아들이고 전교 1등이라는 설정보다는, 겉으로는 일진 같은데 알고보면 똑부러지게 뒤에서 챙겨주는 반전이 있어서 재밌었다. 그리고 표정 연기가 좋았다. 뭔가 반항적인 듯한 표정의 남고생 역할이 정말 잘 어울린다.
전체적으로 드라마 하이쿠키는 예측불가의 반전이 계속되면서도, 황당하지 않고 충분히 납득이 되는 내용이 전개돼서 재밌었다. 기승전결도 확실하고 스토리가 아주 탄탄하다. 그리고 마약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으나, 주인공들이 고등학생이라는 점에서 저절로 코믹요소없이 가벼움을 주고 있어서 드라마 전체적으로 균형이 잘 잡혀있다. 학원물, 범죄물이 합해진 아주 흥미로운 작품, 하이쿠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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