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 5화 리뷰
슬기로운 의사생활 시즌2: 5화 리뷰
익순이는 자기가 아픈 걸 준완이에게 말하지 말라고 익준이에게 당부한다. 익준이는 수술을 앞둔 아내를 대하는 남편의 태도가 수상하다고 느낀다. 석형이 어머니는 아들의 재혼을 바라지만 사실 이혼의 원흉이다. 그런데 자기가 이혼의 원흉인 걸 모르고 신나서 아들이 빨리 누군가를 다시 만나길 기대하고 있다. 불쌍한 석형이는 엄마 때문에 다시 누군가와 만나는 걸 꺼려한다. 그래서 적극적으로 다가오는 추민하를 애써 밀어낸다. 게다가 석형이 전처도 석형에게 다시 접근해오지만, 자기 엄마 때문에 고생했던 걸 알고 미안한 마음에 전처와도 선을 긋는다. 왜 아들 앞길 막는 게 본인이라는 걸 몰라 이 아줌마야 ㅠㅠ... 추민하와 전처 둘다 착하고 예쁘고 좋은 여자 같은데 안타깝다. 종수는 로사와 된장국에 밥 먹는 게 삶의 유일한 낙이라고 말한다. 아이고 이 아저씨야 그게 사랑이야. 이 중년의 남사친 여사친들은 속도 없이 마주보고 웃는다. 채송화와 친구들은 채송화가 가져온 대게를 나누어 먹고 다같이 노래방에 간다. 나이 들고도 이렇게 어울릴 수 있는 친구들이 가능할까. 난 솔직히 익준이가 아니라 준완이와 송화가 이어졌으면 좋겠다. 둘이 대식가인 것도 잘 맞고 성향도 뭔가 비슷해보인다. 익준 익순 남매는 너무 개성이 강하고 톡톡 튀는 스타일이라 석형이처럼 아무 특징없이 조용한 사람이랑 잘 어울린다. 근데 자꾸 작품에서 익준이와 송화를 밀어줘서 짜증난다.
익준이는 환자 얼굴이 멍이 든 것을 발견한다. 양석형과 추민하는 갓 태어난 아기보다 막 출산을 끝낸 아내에게 달려가는 남편을 보고 감동한다. 아기도 물론 중요하지만 아기에게 먼저 달려가면 산모가 서운할 수 있다는 그런 메시지인 것 같다. 그리고 둘이 감동했다는건, 평소 다른 남편들은 산모는 제쳐두고 아기에게 먼저 달려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근데 산모에게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말하며 눈물 흘리는 남편의 모습이 참 보기 좋았고 나도 감동이었다. 양석형은 어찌나 감동했던지, 이혼하고나서 처음으로 결혼이라는 제도가 나쁜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을 정도다. 남남으로 만났을텐데 서로 의지하고 사랑해주는 모습이 보는 내내 기분좋고 많이 부럽다고 말한다. 이에 채송화는 너도 결혼하라고 하지만 양석형은 엄마 때문에 안된다고 말한다. 채송화는 양석형에게 넌 어떤 노력을 했냐고 추궁한다. 그리고 그가 한 노력들을 같이 되돌아보며, 너는 노력한 게 아니라 회피한 거라고 딱 짚어 말한다. 양석형과 채송화가 이 문제로 대화하는 부분이 드라마에서 꽤 길게 나온다. 작가가 중요하게 생각한 것 같다. 양석형과 전처 신혜의 에피소드가 여기서 모두 풀린다. 어떻게든 시어머니와의 갈등을 해소하려고 몸부림치며 노력했던 아내를 두고 그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회피만 했던 사실이 채송화에 의해 낱낱이 밝혀진다. 풀이 죽은 양석형이 자신은 아무것도 못하는 쫄보라며 비관하자 채송화는 이렇게 그를 위로해준다.
자신의 문제를
정확히 인지한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이야
그리고나서 채송화는 양석형에게 놀라운 해결책을 제시한다. 해결책이 뭘까? 너무 궁금해!!! 해결책은 단 하나, 바로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하는 것이다. 가장 가까운 사람, 가장 자주보는 사람, 가장 편한 사람부터 시작하라고 구체적으로 말해준다. 이에 양석형은 추민하에게 쓸데없이 이것저것 물어본다. 그러자 추민하는 막 설렌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나름 의학드라마지만, 이렇게 삶에 유용한 아니 연애에 유용한 지혜도 알려주는 아주 훌륭한(!) 드라마다. 드라마에서 이 부분을 얼마나 중요하게 다뤘는지 무려 10분동안이나 끊기지 않고 연속해서 나온다. 양석형이 속으로만 앓고 있던 문제는 채송화에 의해 서서히 풀려나간다. 과연 이번에는 중재자 역할을 잘 할수 있을지 그와 추민하의 미래가 기대된다.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남편에 의해 맺어진 관계다. 그러니 중간에서 남편이 둘 사이를 좋게 만들어주어야 한다. 아무것도 안하고 오해가 쌓이는 걸 보고만 있으면 결국 본인도 괴로워진다. 다른 관계도 마찬가지다. 본인이 두 사람 사이의 중간 역할이라면 서로 호감이 쌓이도록 큐피드 같은 역할을 해줘야 본인도 행복해진다.
은지 어머니는 준완에게 심장을 기증한 아이에게 선물을 전해달라고 부탁한다. 법적으로 안되는 일인걸 알지만 신문기사를 보고 소식을 알게 되어 그렇게 행동한다. 아무리 고마워도 법을 어기는 일을 생명을 살려준 의사에게 강요하다니 너무 이기적이다. 준완이 마음이 얼마나 불편하겠어! 참 은지 어머니도 답답하다. 법으로 막아놓은 건 다 이유가 있어서 그런건데. 자기 고마운 마음 해소하려고 남을 불편하게 만든다. 물론 감사표시를 하고 싶은 마음도 이해되고 좋은 일 하는 건 말리고 싶지 않다. 그래도 싫다. 제발 은지어머니가 안그랬으면 좋겠다. 심장을 기증한 아이 부모가 과연 진심으로 은지가 받게 된 걸 축하해줄 수 있을까? 은지 어머니가 다른 아이가 먼저 심장을 기증받았을 때 진심으로 기뻐할 수 없었고 남몰래 옥상에 올라가 통곡을 했던 것처럼, 기증한 아이 부모 심정도 마찬가지다. 가슴이 찢기는 고통 속에 사는 사람에게 굳이 당신 아이가 죽어서 우리 아이가 살았으니 고맙다고 그 마음의 표시를 굳이굳이 의사 통해서 전달하고 싶었을까? 참 답답하다. 준완에게 알리지말고 혼자 조용히 감사하며 살지..
익준이는 보호자인 가족에게 폭행당하는 환자를 중환자실로 옮김으로써 간단하게 구해준다. 장겨울은 미처 생각지 못한 해결책에 벙 찐다. 중환자실로 가면 보호자가 필요없기 때문에 맞을 일도 방지할 수 있게 된다. 그것도 모르고 장겨울은 직접 몸을 던져 폭행을 막으려다가 크게 다칠 뻔한다. 안정원은 장겨울에게, 다음부터 고민거리가 생기면 혼자 끙끙 앓지 말고 주변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조언해준다. 이건 장겨울이 아니라 사실 그 폭행당하던 환자에게, 피해자에게 해줘야 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 세상의 모든 피해자에게 하는 말이라서 더 울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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