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 정주행 후기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 정주행 후기

도깨비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리뷰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는 2016년 12월 2일부터 2017년 1월 21일까지 방영되었던 tvN 금토 드라마이다. 연기 내공이 탄탄한 공유, 김고은, 이동욱, 유인나 주연 드라마다. 배우 정해인과 배우 김소현도 잠깐씩 등장한다. 로맨스 장인으로 유명한 김은숙 작가의 작품이다. 게다가 연출이 뛰어나서 드라마 보는 내내 장면들이 하나같이 구도가 좋고 보기 편안하다. 그래서 도깨비 연출팀이 유명해졌을 정도다. 드라마 속 도깨비는 바로 김신(배우 공유)이다. 도깨비 방망이를 든 뿔 달린 도깨비는 일본 도깨비다. 한국 도깨비는 사람을 홀릴 만큼 아주 잘생긴(!) 사람의 형상으로 나타나곤 했다고 하니 드라마 속 도깨비의 모습은 충분히 납득이 간다. 그리고 드라마 속 도깨비는 늘 메밀꽃밭에서 고뇌한다. 도깨비가 메밀을 좋아한다는 속설을 반영한 것이다. 게다가 메밀꽃의 꽃말은 '연인', '사랑의 약속'이라니 절묘하게 드라마 분위기와도 잘 맞는다. 김은숙 작가가 그려낸 도깨비는 영원히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불멸의 저주를 받은 존재다. 그래서 나이가 많은 성인 남자와 미성년자의 사랑인데도 도깨비가 특별한 존재라는 이유로 사람들에게 그 사랑이 용인된다. 그런데 드라마 <도깨비>가 워낙 대한민국을 휩쓴 작품이다보니, 간혹 드라마에 과몰입한 40대 사장님들이 20대 알바생들에게 들이대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했다. 드라마는 드라마일뿐, 현실을 직시하도록 하자.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는 전형적인 신데렐라형 여주인공을 보여준다. 불우한 상황에 처한 여주인공을 부유한 남주인공이 구원해준다. 다소 뻔한 설정임에도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인 이유는, 신비로운 판타지적 요소를 자연스럽게 현실에 녹여낸 설득력 있는 스토리 덕분이다. 배우 김고은과 공유의 연기력 덕분이기도 하다. 김고은은 열심히 사는 순수한 고등학생을, 공유는 모든 것을 초탈해버린 신의 모습을 완벽하게 연기한다. 저승사자로 나온 이동욱도 그렇게 잘어울릴수가 없다. 치킨집 사장님으로 나와 이동욱과 러브라인을 형성하는 배우 유인나도 진짜 치킨집 사장님 같다. 삼신할매로 나오는 배우 이엘도 너무 멋있다. 다 멋있고 뛰어난 배우지만 그중에서도 배우 김병철이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서 그 연기력이 재발견된 배우가 아닐까 싶다. 그의 대사 '파국이다'가 한동안 유행어였을 정도다. 얄미운 간신 역할부터 소름끼치는 귀신 역할까지 어찌나 잘 소화해내는지, 드라마 후반부의 진지하고 무거운 분위기는 배우 김병철이 하드캐리한다고 봐도 좋다. 배우 김병철은 차기작 <스카이캐슬>과 <시지프스>에서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드라마의 몰입감을 확 높여준다. 특히 <시지프스>에서는 거의 주연급 조연으로 드라마를 처음부터 끝까지 이끌어나간다.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는 정말 잘 만든 작품이라서, 몇년 전 드라마지만 지금 정주행해도 손색이 없다. 김은숙 작가는 로맨스 드라마라고 해서 그냥 아무이유없이 사랑하게 만들지 않는다. 반드시 설득력 있게 둘을 이어주고, 깜짝 놀랄만한 반전도 항상 만들어둔다. 한마디로 드라마 <도깨비>는 작품 완성도가 높다. 그리고 상징적인 요소가 많아서 알고 보면 더 재밌다. 도깨비는 뜨거운 존재, 저승사자는 차가운 존재로 서로 대비되기도 한다. 그리고 주인공 지은탁(배우 김고은)은 김신(배우 공유)이 의도치 않게 죽을 운명에서 구해준 존재다. 그래서 도깨비 신부가 된다. 김신은 '불멸'이라는 저주를 받았지만 도깨비 신부를 만나면 저주를 풀고 자연사할 수 있다. 그런데 둘이 사랑에 빠지다보니, 도깨비가 죽는 걸 원치 않게 된 지은탁은 가슴에 박힌 검을 뽑지 못하고 갈등하게 된다. 그러나 검을 뽑지 않으면 도깨비는 불멸하지만 대신 도깨비 신부인 지은탁이 죽는다. 원래 죽을 운명이었기 때문에 아홉 수마다 저승사자가 찾아오기 때문이다. 이 둘의 운명이 어떻게 될지는 드라마를 본지 오래돼서 기억이 나지 않으니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를 정주행하며 직접 확인해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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