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호텔 델루나 정주행 후기
드라마 <호텔 델루나> 리뷰
《호텔 델루나》는 2019년 7월 13일부터 2019년 9월 1일까지 방송된 tvN 토일 드라마이다. 주인공 장만월이 하드캐리하고 다른 사람들은 보조적인 역할이다. 장만월 없이는 스토리가 돌아갈 수가 없다. 드라마의 시작과 끝은 모두 장만월에게 오롯이 달려있다. 시작부터 끝까지 장만월의 명품 드레스의 향연이 펼쳐지기도 한다. 사치하는 귀신이라는 설정으로 광고를 왕창 넣었지만 모든 명품을 찰떡같이 소화해내는 장만월 덕에 굉장히 자연스럽게 광고가 된다. 냉정하게 말하면 델루나 호텔의 지배인 '구찬성'(배우 여진구)은 1300년 묵은 귀신 '장만월'에게 실컷 놀아나다가, 장만월이 구찬성 덕분에 죄를 씻고 저승으로 떠나자 홀로 이승에 남겨진 비련의 남주인공이다. 구찬성은 장만월 때문에 국내 최고 호텔에서도 잘리고 재벌 2세와의 결혼도 무산됐는데, 장만월은 이에 대해 어떤 책임도 지지 않고 떠나버린다.
이렇게 멋대로 행동하는데도 수많은 시청자들이 장만월의 매력에 빠진 이유가 뭘까? 바로 장만월에게는 츤데레 같은 면이 있기 때문이다. 무심한듯 챙겨준다. 잘 모르는 사람은 겉만 보고 싸가지없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그걸 감수하면서 시원하게 사이다 같은 일침을 날리며 죽은 사람들을 돕는다. 그리고 장만월에게는 1300년이나 한을 품을 정도로 아픈 사연이 있다. 호텔 사장 장만월 뿐만 아니라 객실장 최서희(배우 배해선), 김선비(배우 신정근), 프론트보이 지현중(아이돌 피오)에게도 각자의 사연이 있다. 최서희, 김선비, 지현중 각자의 사연은 드라마 <호텔 델루나> 후반부에 후련하게 해소된다. 한이 풀린 그들은 더 이상 이승에 대한 어떤 미련도 없이 홀가분한 마음으로 저승버스를 탄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장만월의 사연은 두 남자와 얽혀있다. 어릴 때부터 가족처럼 지내온 남자 '연우(배우 이태선)'와,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 '고청명(배우 이도현)'이다. 연우는 같은 고구려 유민이지만, 청명은 현재 집권층 쪽에 선 인물이다. 청명은 만월과 연우를 만나 우정을 쌓는다. 그리고 함께 살 방법을 모색하지만, 청명을 좋아하는 집권층 공주(배우 박유나)에게 셋의 만남을 들킨다. 장만월을 사랑하는 고청명의 마음을 빼앗고 싶었는지, 공주는 고청명에게 고구려 유민을 싹쓸이하라고 명령한다. 왕의 명령이라는 핑계를 대지만 내가 보기엔 공주의 질투다. 고청명에게 배신당했음을 알게 된 연우는 미안해하는 그에게, 니가 배신자가 되어 만월이를 살려달라고 말한다. 그래서 청명은 만월에게 '연우를 죽인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연우는 다른 고구려 유민들과 함께 사형당한다. 두 청년의 희생으로 만월이는 목숨을 부지하지만 그 때문에 천년 넘게 한 맺힌 귀신으로 살게 된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마고신은 장만월에게, 한 맺힌 귀신들을 위한 숙박업소 운영을 맡긴다. 숙박업소 이름이 처음엔 '달의 객잔'이었는데 시간이 흐르며 '호텔 델루나'로 상호가 바뀐다. 그리고 드라마 <호텔 델루나> 마지막회에는 '호텔 블루문'이라는 새로운 호텔이 등장하며 끝이 난다. 하지만 과연 아이유를 대체할만한 인물이 있을까 싶다. 아이유는 그 자체로 이미 달에서 온 소녀 같은 신비로운 느낌을 풍긴다. 캐릭터가 굉장히 강하고 독특하다. 그래서 호텔 델루나에 찰떡 캐스팅이었다. 하지만 아이유 말고 또 누가 이런 매력을 지녔는지는 당장 떠오르는 사람이 없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굉장히 재밌게 봤기 때문에 시즌2를 기대하는 사람들도 꽤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에 대한 구체적인 소식은 없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 주인공 장만월만큼 강력한 존재감을 발휘한 인물은 바로 '마고신(배우 서이숙)'이다. 배우 한 사람이 서로 다른 성격의 두 사람을 연기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무려 여섯 명을 혼자 연기한 엄청난 배우다. 마고신들은 서로 자매 사이다. 첫째는 자비로운 할머니다. 둘째는 무뚝뚝한 약방 한의사다. 셋째는 로맨틱한 것을 좋아하며 인간의 인연을 관장하는 핫핑크색 정장 차림의 할머니다. 넷째는 인간을 해친 악귀를 가차없이 가루로 만들어버리는 엄격한 법 집행관이다. 다섯째는 재물운을 가져다주는 부잣집 사모님이다. 여섯째는 빈곤을 가져다주는 각설이다. 마고신을 맡은 배우 서이숙은 촬영하면서 점점 분량이 늘었다고 한다. 원래 연기를 잘하면 점점 분량이 늘어난다. 그래서 영화 <클래식>에서 조연이었던 배우 조승우가 압도적인 연기력 때문에 주연으로 바뀐 것이다. 배우 서이숙도 뛰어난 연기력으로 드라마를 더 풍성하고 재미있게 만들어준다. 놀랍게도 배우 서이숙은 여섯 명의 마고신을 다 뚜렷하게 구별해서 연기한다. 배우 서이숙은 인터뷰에서, 여러 역할을 서로 다른 목소리로 구분해서 연기하느라 힘들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목소리를 각각 다르게 내는 건 성우 이용신이 진짜 잘한다. 제작진은 계획이 없다고 했지만 만약 드라마 <호텔 델루나> 시즌2가 나온다면 성우 이용신이 마고신으로 등장해도 재밌을 것 같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는 장만월의 사연 외에도 한 맺힌 귀신들의 사연을 다양하게 보여준다. 솔직히 눈물 쏟을뻔한 장면들이 많았다. 특히 가장 가슴 아팠던 장면은 객실장 최서희의 사연이 나오는 부분이었다. 최서희의 사연은 호텔 직원들 중 가장 먼저 등장한다. 조선시대 한 가상의 종갓집 '윤씨 가문'은 맏며느리가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쫓아내고, 아직 갓난아기인 딸을 며칠간 굶긴 뒤 어떤 의원에서도 치료받지 못하게 막는다. 자신이 낳은 아기가 시름시름 앓으며 죽어가는 것을 보고도 치료할 수 없었던 최서희는 끝내 정신줄을 놓아버린다. 그리고 한 맺힌 악귀가 되어 윤씨 가문 사람들을 죽이려고 한다. 그걸 제지하는 게 바로 장만월이다. 악귀가 되어 사람을 해치는 순간 엄격한 넷째 마고신이 나타나 악귀를 가루로 만들어 소멸시키기 때문이다. 장만월은 최서희가 한을 풀 때까지 호텔 델루나에서 객실장으로 일하도록 해준다.
그렇게 오랜 세월 윤씨 가문의 씨가 마르길 기다리던 최서희는, 마침내 마지막 후손을 임신한 여자가 피흘리며 쓰러지는 것을 보게 된다. 주변에 아무도 도와줄 사람이 없어서 그냥 두면 자연스럽게 윤씨 가문의 멸망을 볼 수 있었지만 최서희는 망설임 끝에 결국 여자를 돕는다. 여자가 '안돼, 내 아기, 내 아기...'하며 신음하자 자신의 아기가 생각나 크나큰 죄책감과 안타까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자는 윤씨 가문 남자와 결혼하지 않은 사이였고 아이 아빠는 이미 사망해서 아이가 자기 성을 따르게 할 거라고 말한다. 이를 듣고 최서희는 감동한다. 나도 감동했다. 조선시대처럼 왜 아이가 꼭 윤씨 가문의 후손이라고만 생각했을까. 그렇게 객실장 최서희는 한을 풀고 호텔 델루나를 떠나 저승으로 향한다. 참고로 드라마 <호텔 델루나>에서는 저승 가는 다리를 건너면 모든 기억을 잃는다는 설정이 있다.
드라마 <호텔 델루나>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다시 인기 순위 작품으로 치고 올라왔다. 2019년 작품이라 벌써 3년이 지났지만 지금봐도 꿀잼이다. 게다가 다양한 사연이 병렬식으로 등장해서 지루할 틈이 없고, 그 흐름 속에서도 장만월이라는 큰 흐름이 딱 버티고 있어서 스토리의 방향이 흔들리지도 않는다. 그리고 장만월이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모습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드레스 뿐만 아니라 헤어, 구두, 가방, 네일까지 모든 것을 수시로 다른 스타일로 바꾼다. 단독으로 패션쇼를 하는 수준이다. 그래서 아이유의 팬이라면 드라마 <호텔 델루나>를 더욱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아이유는 드라마 촬영을 너무 재밌게 해서 장만월 역할에 몰입해 만월이의 인스타 계정까지 만들어 활동했다고 한다. 비슷한 계정이 많아서 헷갈리는데 팔로우 수를 보면 <호텔 델루나>의 진짜 계정은 @fullmoon.long 인 것 같다.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 넷플릭스 드라마 추천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리뷰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2020년 6월 20일부터 2020년 8월 9일까지 방영했던 tvN 토일 드라마이다. 서예지(
tira2.tistory.com
'TV > 한국드라마'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 신세경 차은우 주연 (0) | 2021.09.16 |
---|---|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 손예진 현빈 주연 (0) | 2021.09.13 |
[드라마] 스위트홈 정주행 후기 : 웹툰 원작 드라마 추천 (0) | 2021.09.02 |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 정주행 후기 (0) | 2021.08.30 |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도깨비 : 정주행 후기 (0) | 2021.08.2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