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 1화 리뷰
기다리던 꿀잼 드라마
넷플릭스 '내일 지구가 망해버렸으면 좋겠어'(이하 '내일지구가')는, 밥 먹으면서 편안하게 볼 만한 걸 찾던 내 취향에 딱 맞아떨어지는 프로그램이다. 찾아보니 역시나 논스톱, 하이킥 같은 명작을 탄생시킨 분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논스톱도 유명했지만 난 <거침없이 하이킥>에 유튜브로 뒤늦게 빠져든 사람이라, 하이킥과 비슷한 볼거리가 나온 것 같아서 굉장히 반가웠다. 게다가 뻔한 전개를 막기 위해 배경도 '국제기숙사'다. 요즘 대학생이 주인공인 콘텐츠가 많은 것 같다. 암튼 웃긴 점은 다양한 국적의 외국 학생들이 한국어를 굉장히 잘한다는 것과, 어리버리한 남주인공 '제이미(신현승 분)'와 약삭빠른 여주인공 '박세완'의 희한한 케미가 있다는 점이다.
'남주는 엄청나게 돈이 많고 여주는 찢어지게 가난하다'는 한때 굉장히 잘 먹혔던, 그리고 지금은 너무 뻔해서 노잼이 된 설정이 '내일지구가'에서는 신선하게 재구성된다. 보통 여주는 돈도 없으면서 긍정왕에 착해빠져서 당하고만 살고, 이런 여주를 돈 많고 재수없는 남주가 구해준다는 설정이 예전에 엄청나게 유행했었다. 그런데 '내일지구가'에서는 돈이 없고 약삭빠른 박세완이 돈 많고 어리버리한 제이미를 등쳐먹는다. 그러나 첫회 마지막 부분에 제이미가 비밀스럽게 누군가와 통화하며 안들키겠다고 약속한다. 알고보니 어리버리한 연기를 하는 거였다. 앞으로 이 떡밥을 어떻게 회수할지 궁금하다. 보통 재벌이 아니라 조폭의 아들인가? 미국에서 왔으니 갱단 두목?
외국인과 아이돌의 조합
능청스럽게 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학생 '테리스 브라운'때문에 첫회부터 빵빵 터졌다. 한국어만 잘하는 게 아니라 특유의 억양이나 특정 말투까지 너무 완벽해서 아무 말이나 해도 다 웃기다. 등장하자마자 대사가 엄청 많은데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말을 쏟아낸다. 그리고 내로남불 원칙주의자 스웨덴 학생 '한스'(요아킴 소렌슨 분)도 너무 공감됐다. 진짜 저런 학생 꼭 있는데 너무 똑같다. 스웨덴에 안가봐서 스웨덴 사람들이 진짜 저러는지는 모르겠지만 최소 어느 모임에 가도 꼭 저런 친구 있다. 사실 내가 약간 그렇다. 원칙을 안지키는 사람을 보면 괜히 욕하고싶고 마음이 불편해진다. 그리고 카슨에게 꼼짝 못하고 벌벌 떠는 소심한 모습도 찰떡이었다. 한국어는 제일 못하지만 연기는 한스가 제일 잘하는 것 같다.
'내일지구가'에는 아이돌 '민니'(여자아이들 민니)와 '샘'(갓세븐 최영재)도 나온다. 아무래도 드라마나 영화는 높은 수준의 연기력이 요구되는 만큼 아이돌이 나오면 발연기로 욕을 먹지만, 시트콤은 통통 튀는 개성이 더 중요해서 오히려 아이돌이 잘 어울리는 것 같다. 민니와 샘은 역시 아이돌이다. 외국인의 얼굴을 하고 찰진 한국말을 구사하는 개성 넘치는 학생들 사이에서도 절대 밀리지 않고 존재감을 뿜어낸다. 아이돌은 청년들의 반짝반짝한 젊음을 극대화한 존재다. 누구보다 트렌디하고 힙하게 자신만의 바이브를 추구한다. 그래서 시트콤에 찰떡이다. '내일지구가'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은 서로 뚜렷하게 성격이 구분된다. 그래서 그들이 함께 지내며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이 재밌고 상큼발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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