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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한국드라마

[드라마] 로스쿨 12화 리뷰 : 전예슬의 분노

by 티라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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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_로스쿨_전예슬

 

방금 목 졸리고도 여유로운 고형수

드라마 로스쿨 12화는 화장실에서 고형수의 목을 조르는 이만호로 시작한다. 도망치는 이만호에게 한준휘는 어차피 전자발찌로 추적되니 경찰서에서 보자고 말한다. 이만호가 고형수를 끝까지 목졸라 죽이지 못한 이유는 그가 심성이 착해서가 아니라, 또다시 감옥에 가고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아들을 애타게 찾고 있고, 다시 감옥에 들어가면 아들 찾기 활동에 몰두할수가 없다. 고형수도 대단한 게, 방금 목을 졸린 사람같지 않게 당당한 모습으로 순식간에 돌아와 양종훈을 기세등등하게 대한다. 양종훈은 고영창이 회복 불가능할 정도로 다친 건 아니지 않냐며 의사를 매수한 거 아니냐고 고형수에게 묻지만, 고형수는 여유있게 웃으며 그럴지도 모르니 그만 내 권력 앞에 무릎 꿇으라고 권한다. 물론 여기에 응할 양종훈이 아니다. 그냥 떠본 건데 고형수가 넙죽 걸려든거다. 양종훈은 고영창이 실제로는 재활을 통해 회복이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거다. 즉 고영창 측이 제출한 의사소견서는 전예슬을 더 심하게 벌하기 위해 조작된 것이었다. 

고형수를 골탕먹이는 김은숙

김은숙은 배드파마 법정에서 증인석에 앉아 고형수를 제대로 엿먹인다. 김은숙은 배드파마가 정말 나쁜 이유는 돈이 있으면서도 일부러 양육비를 주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하며, "바로 옆의 국민참여재판에 가보시면 거기 담당 변호사가 바로 얼마전까지도 양육비를 주지 않다가 자신의 얼굴이 배드파마 사이트에 공개되자 급하게 1억을 입금한 사람이다" 라고 불어버린다. 그러자 배드파마 법정에 있던 기자들이 우르르 국민참여재판 쪽으로 몰려가고 고형수는 크게 당황한다. 자기가 발의한 사실적시 명예훼손죄 폐지 법안과 배드파마 법정이 맞물려 크게 이슈화가 돼서 아들 고영창 사건이 묻히길 바랐는데 갑자기 관심이 그쪽으로 쏠렸기 때문이다. 역시 김은숙 교수 참 똑똑하다. 고형수를 돕는 척하면서 마지막에 판을 뒤집어버린다. 

전예슬을 돕기 위핸 움직임

'배심원'이라는 이름의 검사, 배 검사는 논리적으로 한준휘와 양종훈을 압박한다. 배 검사는 한준휘가 전예슬을 돕기 위해 한 행동들이 바로 그가 전예슬과 각별한 사이라는 증거라며 배심원들을 술렁이게 한다. 또한 전예슬이 휴대폰을 보고 깜짝 놀라 자빠진건 고영창이 보낸 동영상이 아니라 양종훈이 보낸 문자메시지를 보고 놀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양종훈이 전예슬을 만나 자신에게 유리한 증언을 하도록 압박했고, 전예슬의 유리한 증언이 고마워 그가 전예슬의 특별변호인을 자처한 게 아니냐며 양종훈을 몰아세운다. 거짓말에 진실을 섞으면 알기 어렵다는 말이 이 상황에 딱 들어맞는다. 배 검사의 주장에는 진실과 거짓이 섞여 있어서 반박하기가 매우 애매하다. 이에 그 똑똑하고 논리적이던 양종훈과 한준휘도 할 말을 잃고 배 검사를 바라보기만 한다. 분명 거짓말인데 진실을 바탕으로 논리적으로 펼쳐나가니 도저히 반박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이때 강솔A의 어머니가 화장실이 가고싶다고 해서 재판은 잠시 휴정하게 된다. 배 검사의 논리가 빛을 발하며 배심원들을 설득하려는 그 순간 맥을 탁 끊어버린 것이다. 일부러 그런건지 정말 급했던 건지는 모르지만 확실히 전예슬 측에 도움이 됐다. 강솔A의 어머니도 전예슬처럼 폭행을 당했던 과거가 있기에 아마 돕기 위해 그러지 않았을까 싶다. 강솔A가 어머니의 상태를 걱정할 정도로, 어머니는 전예슬이 폭행당한 사진을 보며 그날의 정신적 충격이 되살아나 괴로워한다. 가정폭력과 데이트폭력은, 내가 믿었던 사람이 나를 배신하는 행위다. 그냥 모르는 사람에게 폭행당하는 것과는 또 다른 충격이다. 언제까지나 내 편일 줄 알았던 사람이 날 폭행하는 가해자로 돌변하는 상황은 팔다리뿐만 아니라 마음까지 멍들게 한다. 

화장실에서 다시 만난 유승재와 한준휘는 화해를 한다. 한준휘가 건넨 손수건에 유승재가 손을 닦고 돌려주는 행위는 화해를 의미한다. 전에는 손수건을 받지도 않고 화장실을 휙 나갔다. 상처입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정리한 유승재는 한준휘에게 손수건과 함께 휴대폰을 건넨다. 양종훈이 분석요청을 했던 휴대폰이다. 유승재는 휴대폰을 건네며, 전예슬이 고영창의 동영상을 클릭한 시각을 알아냈다고 말한다. 유승재는 '증인석에 앉고 싶지 않다'며 진형우에게도 자기가 알아낸 자료를 전해준다. 진형우도 양종훈 측이 유리한 증거를 갖게 된 사실을 알게 됐다. 이런 찌질한 유승재 같으니라고.. 드라마에서 유승재는 시원하게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고 뒤에서 도움만 조금씩 주면서 어떻게든 증인석에는 앉지 않으려고 한다. 어떻게보면 이게 더 현실적일수도 있다. 현실에서는 범죄자들이 자신의 죄를 쉽게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더 많으니까 말이다. 

몰아치는 배 검사와 고영창의 악어 눈물

다시 열린 재판에서 배 검사는 전예슬에게, 성범죄가 중대범죄인 걸 로스쿨생으로서 잘 알면서도 왜 바로 신고하지 않았냐고 묻는다. 왜 신고하지 않았냐는 질문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다. 성범죄와 불법촬영물 관련 사건에서 피해자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의 이미지 실추다. 사람들이 수군대고 자신을 욕하고 안좋게 보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그러니 당연히 바로 신고하기 힘들다. 만약 사람들이 피해자를 이상한 시선으로 보지 않고 안타깝고 응원하는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피해자도 당당하게 신고할 것이다. 고영창도 명문대 로스쿨생의 영상이라고 하면 다들 큰 관심을 갖고 재밌게 볼 거라며 당당하게 전예슬을 협박했다. 한마디로 재밌게 불법촬영물을 즐기는 모두가 공범이다. 가해자들은 그들의 힘을 등에 업고 기세등등하게 행동하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합의 하에 합법적으로 촬영했어도 정신 상태가 멀쩡하지는 않다고 본다. 

배 검사가 전예슬을 압박하는 와중에 고영창이 입원실 침대에 누운 채로 법정으로 들어온다. 그는 전예슬을 위하는 척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불쌍한 척 오지게 연기하다가 커얽..컭! 하며 대미를 장식한 뒤 실려나가고 기자들이 그 뒤를 따라 우르르 몰려간다. 고영창의 등장에 정신적 충격이 심해진 전예슬은 자기도모르게 벌떡 일어나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만 붙잡혀서 다시 앉는다. 판사는 지금 나가면 본인에게 불리하게 작용한다고 말한다. 당연히 로스쿨생인데 전예슬도 알고 있다. 근데 지금 전예슬은 피해자다. 몸도 마음도 극심한 충격에 시달리는 중인 현재진행형 피해자다. 몇년전에 당한 일도 아니고 바로 얼마 전 일어난 사건이다. 트라우마가 강하게 작용하는 상태다. 당연히 제정신을 유지하기 힘들다. 배 검사와 진형우가 못된 질문으로 전예슬을 압박해서 더 충격이 심해진 상태에 고영창까지 등장해서 정신줄이 잠깐 끊겼던 것이다. 이를 보는 강솔A와 어머니는 욕을 내뱉으며 마음 아파한다. 

양종훈이 변호사를 사임한 이유

양종훈은 갑자기 변호를 그만두고 전예슬이 스스로를 변호하게 하겠다고 선언한다. 근데 사임해놓고 바로 일어나 전예슬을 신문한다. 그가 이런 행동을 한 이유는, 전예슬 본인의 입으로 진술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 양종훈이 아무리 열심히 변호해봤자, 전예슬이 충격으로 입을 꾹 다물고 대답을 제대로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래서 그는 파격적으로 변호를 재판 중간에 그만두고 전예슬의 대답을 이끌어내기 위해 그에게 질문을 던진다. 

양종훈은 전예슬에게 사건을 다시한번 요약해주면서, 실명 대신 '고 모군'과 '전 모양'이라고 한다. 전예슬이 사건 속의 피해자가 아니라 사건 밖의 변호인이 되어 사건을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양종훈은 전예슬이 로스쿨에 다니며 자신의 수업을 들은 학생이기 때문에 충분히 스스로를 변호할 수 있다고 믿고 있었던 거다. 전예슬은 양종훈의 질문에 정신 차리고 자기도 모르게 술술 변호를 시작한다. 양종훈 매직이다. 전예슬은 문제의 동영상을 봤냐는 고영창의 문자메시지에 '웅'이라고 답했다. 이때다 싶어 배 검사가 끼어들어 '응'보다 '웅'이 더 친밀성 멘트라고 말한다. 이건 양종훈의 미끼였다. 양종훈은 배 검사에게 다가가 옛날 일을 끄집어낸다. 자신에게 고백한 동기를 찼는데 오히려 더 친한척을 해서 이상하게 여겼다고 말한다. 이에 자존심 상한 배 검사는, 더 이상 안볼 사이도 아니고 라며 반박하다가 아차 싶어 말을 멈춘다. 전예슬이 고영창을 더 이상 안볼 사이가 아니기에 어쩔 수 없이 친밀성 멘트를 한 걸 뒷받침해줘버렸다. 

전예슬은 자신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 불법촬영이 아닌 합의 하의 촬영이라는 고영창 측 주장도 깨부순다. 전예슬은 고영창의 범죄를 바로 신고하지 않은 이유를 사랑해서라고 했다가, 보복이 두려워서라고 말을 바꿨다. 전예슬은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았다고 해서 신빙성을 함부로 배척해서는 안되며, 피해자의 특수한 사정을 고려하여 성범죄 무죄 판결이 파기 환송된 사건이 있다고 술술 말한다. 양종훈이 미리 전예슬에게 공부시킨 판례다. 양종훈은 피해자의 특수한 사정이 뭐냐고 다그쳐 묻는다. 난 고영창이 국회의원 아들인 게 특수한 사정일 줄 알았는데, 전예슬은 피해자와 가해자가 연인 관계인 게 특수한 사정이라고 대답한다. 그게 일반 성폭행과 연인 간 성폭행이 다른 특수한 점이라는 것이다. 맞는 말이다. 내 편견이었다. 이후에도 양종훈의 유도신문(?)에 전예슬이 열심히 대답하며 사건은 전예슬에게 유리하게 돌아간다. 피해자 본인의 진술이 가장 확실하고 배심원의 믿음을 얻을 수 있으니까 당연한 결과다. 

양종훈은 그날 조용히 사건 현장을 재조사해서 자전거에 달려있던 블랙박스를 확보했었다. 전예슬과 고영창이 다투던 현장이 명확하게 잘 찍힌 동영상이다. 그는 이를 일부러 증거자료로 제출하지 않고 실무수습 예범을 통해 진형우에게 슬쩍 건넨다. 전예슬은 정신줄을 부여잡고 논리적으로 그날의 사건을 또박또박 설멍하며 정당방위로 무죄를 주장한다. 이에 로스쿨 사람들은 됐다, 싶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배 검사는 다시한번 반격을 시도한다. 고영창이 휴대폰을 떨어뜨린 후 전예슬이 그를 밀쳤기 때문에 정당방위가 아니라고 주장한다. 한편 불법촬영물 유포 혐의는 인정되었고 정당방위 여부로 다투는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고형수와 고영창은 일을 어떻게 처리하는 거냐며 분노한다. 근데 여기서 고영창이 치킨을 뜯고 있는 모습이 나온다. 즉, 회복 가능한 상태라는 얘기다. 온몸을 꿈쩍도 못하는 상태가 아닌데 재판장에 들어가 거짓 연기를 했던 거다. 

강솔B의 표절 논란 종결

강솔B는 양종훈에게 자신이 조사한 자료를 건넨다. 피해자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아도 성폭행이 인정된, 나온지 얼마 안된 최신 판례 자료였다. 강솔B는 전예슬이 진술을 바꿨다는 사실이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까봐 이를 막기 위해 전예슬의 변호인인 양종훈에게 도움을 준 것이다. 이에 양종훈은 요긴하게 써먹겠다고 말한다. 양종훈과 강솔B는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고, 표절건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강솔B는 표절이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양종훈은 스모킹건이 있지만 강솔B가 스스로 반성할 때까지 기다리는 거라며 여유있는 웃음을 짓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린다. 이에 강솔B는 뭐지?? 하는 표정을 짓는다. 강솔B는 강주만에게 아빠가 스모킹건이냐고 묻지만 강주만은 고개를 젓는다. 그때 등 뒤에서 한준휘가 그 스모킹건이 나라고 말한다. 한준휘는 서병주를 도와 논문을 쓴 게 자신이라고 밝힌다. 즉 논문의 내용은 한준휘도 잘 아는 내용이었고, 그걸 자기가 썼다고 주장하는 강솔B만 민망해진 상황이다. 강솔B도 한준휘가 얼마나 똑똑한지 잘 알고 있다. 

이만호가 찾는 것은

이만호는 공터에 세워둔 차 안에서 재철을 만나, 내 물건 어딨냐고 묻지만 남자는 자기는 힘이 없다고 말하며 핸드폰만 쳐다본다. 이만호는 힘으로 재철의 핸드폰을 빼앗아 통화목록을 확인하고 '양종훈'이라는 이름을 발견하고 사악하게 웃는다. 이만호가 차에서 내리자 또 다른 남자가 달려오고 이만호는 그를 밀쳐낸다. 이만호가 찾는 물건은 뭘까? 그리고 왜 통화목록에서 양종훈의 이름을 발견하고 웃었을까?

김은숙은 고형수와 스시를 먹으며 회포를 푼다. 김은숙이 고형수 뒤통수 때린 건에 대해 고형수가 서운하다고 말하자, 김은숙은 목에 칼이 들어와도 자신과의 약속을 꼭 지켜달라고 차분하게 말한다. 그 약속이 뭘까? 고형수에게 이만호법 발의를 요청하며 김은숙이 무슨 약속을 철석같이 했나보다. 그게 뭘까. 고형수는 알았다고 말하면서 그 약속 지키려다가 이만호한테 목까지 졸렸다고 말한다. 도대체 그게 뭐길래 이럴까. 확실한 건 김은숙은 좋은 사림이라는 것이다. 김은숙이 추진하려는 건 뭐가 됐든 이 세상에 도움이 되는 것임에 틀림없다. 자신의 차로 돌아온 김은숙은 이만호의 아들과 친근하게 영상통화를 한다. 누가 보면 이모인 줄 알 정도로 서로 친해보인다. 김은숙은 왜 이만호 아들이랑 친한걸까. 그리고 왜 통화를 하는걸까. 김은숙이 이만호 관련해서 고형수를 이용해가며 추진하고 있는 건 뭘까.

드라마 로스쿨 12화 마지막은 이만호가 양종훈을 주사기로 위협하는 장면에서 끝이 난다. 양종훈은 재판을 마치고 집에 잠깐 들러 씻으려고 했다가 봉변을 당한다. 정의로운 법조인으로 살려면 이렇게 끊임없이 범죄자들에게 생명의 위협을 받아야 하는걸까? 이만호는 어떻게 양종훈의 집에 침입했고, 왜 그를 찌르려고 할까? 이만호가 찾는 게 뭔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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