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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한국드라마

[드라마] 로스쿨 11화 리뷰 : 국민참여재판과 배심원

by 티라 2021. 6.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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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수목드라마 <로스쿨> 11화 리뷰

드라마_로스쿨_배심원

 

기두성을 이용하는 양종훈

드라마 로스쿨 11화는 양종훈이 택시를 타고 어디론가 가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양종훈이 기두성을 면회하러 갔을 때, 기두성은 화내는 척하면서 손바닥에 휴대폰 번호를 적어서 보여준다. 정말 놀라운 수법이다. 뒤에서 감시하는 교도관을 속이기 위해 일부러 양종훈 편이 아닌 척하면서 그에게 정보를 쥐어준 것이다. 자신의 전 재산과 어쩌면 목숨까지 달려있어서 그런지 범죄자들 머리가 더 무섭게 잘 돌아가는 것 같다. 양종훈이 열심히 달려가는 장소가 바로 그 휴대폰 번호의 주인공이 오라고 한 장소였던 것이다. 거기서 양종훈을 기다리는 건 그에게 도움이 되는 결정적 증거들이었다.

기두성은 양종훈이 검사시절 감옥에 보낸 범죄자인데 왜 그에게 유리한 증거를 찾게 해줬을까? 양종훈이 기두성의 형량을 줄여주겠다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기두성은 양종훈을 찔러서 감옥에 간 상태다. 양종훈은 그에게 유리하게 증언해주겠다며 그를 회유한다. 양종훈 입장에서는 본인이 징역 20년 살게 생겼는데 당연한 행동이다. 그가 징역 살러 들어가면 감옥에서 다시 기두성을 만날 것이고, 또 찔려서 죽게 될 수도 있는 급박한 상황이다. 열받지만 어떻게든 기두성을 회유해야하는 입장이다. 

양종훈이 발견한 가방 안에는 한준휘가 찾지 못했던 유품인 서병주의 볼펜과, 발사이즈 275의 신발 깔창, 그리고 서병주에게 필로폰을 투약하는 데에 쓰인 주사기가 들어있었다. 양종훈은 주사기로 정확히 위를 찌를 정도면 해박한 의학지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준휘는 의사나 간호사냐고 하지만 양종훈은 장기매매 전력이 있는 이만호가 아닐까 추측한다. 볼펜, 주사기, 깔창 모두 진범의 지문이 지워져있었다. 기두성이 이걸 양종훈에게 준 이유가 뭘까? 양종훈은 서병주를 죽인 진범 뒤에는 서병주가 아니라 양종훈이 죽길 바라는 배후가 있는 게 아니겠냐고 한준휘에게 묻는다. 사건 참 복잡하게 돌아간다. 아니 그럼 양종훈을 그냥 기두성이나 이만호 같은 쓰레기들 이용해서 바로 죽이지 왜 서병주를 죽이고 그걸 이용해서 또 양종훈을 죽이는 복잡한 방법을 쓴 걸까?

한편 이만호도 어디론가 가는데, 들어가서 몸수색을 받는 걸 보니 거물을 만나러 온 것 같다. 그후 자신의 아들의 사진을 받고 허 참 거린다. 뭐지? 이만호가 도대체 누굴 만나러 온건지 그 사정은 나중에 나올 것 같다. 

로스쿨 스터디에서

강솔A와 스터디 학생들은 모여서 전예슬 재판에 이기기 위해 이런저런 얘기를 한다. 분명 성범죄고 분명 전예슬의 정당방위가 맞다는 걸 친구들과 시청자들은 알고 있지만, 그걸 재판에서 증명해낸다는 게 쉽지 않아서 다들 고민이다. 정당방위가 매우 엄격하게 인정돼서 실제로 인정된 사례가 하나밖에 없다고 민복기가 말한다. 강솔A는 국민참여재판에서도 정당방위가 인정되긴 쉽지 않지만, 최소한 고형수 맘대로 재판 결과를 바꾸지 못한다고 한다. 그래서 양종훈이 국참 신청을 했던 것이다. 

김은숙과 전예슬도 스터디 애들에 김밥을 들고 합류한다. 정당방위가 인정되려면 고영창의 범죄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 고영창이 불법촬영을 했고, 그걸 유포하려고 했다는 두가지가 입증되어야 하는데 그게 쉽지 않다. 불법촬영물은 합의 하에 찍었다고 주장하고, 그걸 유포가 아니라 삭제하려고 했다고 말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에 말이 안되는 얘기다. 삭제하려는 사람을 왜 말렸겠는가. 그리고 밤일하는 장면을 촬영하려는 사람은 정신나간 사람이 아니면 없다. 고영창은 처음부터 전예슬 협박용으로 불법촬영물을 찍었을 것이다. 강솔B는 전예슬에게 왜 빨리 신고하거나 저항하는 문자 한 통도 보내지 않았냐고 냉정하게 묻는다. 이럴 때 증거물이 되기 때문이다. 근데 연애할 때 증거수집하면서 만나는 사람은 제정신이 아니다. 애초에 상대방을 믿지 못한다면 사귈 이유도 없다. 고로 전예슬 잘못은 아니지만 전예슬이 불리한 상황인 건 팩트다. 강솔B는 이를 꼬집은 것이다. 물론 전예슬을 돕기 위해 말한 것이므로 맞는 말이지만 강솔A처럼 따뜻하게 피해자 전예슬을 배려하는 모습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유승재를 다그친 한준휘

진형우에게 실무수습을 받게 된 한준휘는, 진형우를 만나러 갔다가 유승재를 만나 그의 진실을 알게 된다. 진형우는 한준휘에게 유승재의 진실을 한마디로 정리해준다. 로스쿨 학생이 간도 크게 교수 컴퓨터를 해킹하려고 하다가 우연히 양종훈의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스모킹건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전예슬이 들고 있던 핸드백을 낚아채 그 안의 USB를 보고 진형우도 유승재에 관한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래서 유승재를 자기 사무실로 불러들인 것이다. 진형우는 한준휘에게 유승재 조사를 시킨다. 진실을 알고 분노한 한준휘는 유승재를 강하게 압박하며 추궁한다. 

왜 자수했냐는 한준휘의 물음에 유승재는 무고한 사람을 살인자로 만들까 두려워서라고 답한다. 여기서 한준휘는 유승재가 간과하고 있던 부분의 허를 찌른다. 유승재의 증언 없이도 양종훈이 무죄선고를 받을 수 있었다면 자수하지 않았을 거냐고 말한다. 이에 유승재는 그렇다고 수긍해버린다. 분개한 한준휘는 '유승재 씨 양심은 사람이 죽어줘야 찔리나보죠?'라고 말한다. 한준휘는 애초에 해킹했다는 사실 자체로 양심에 찔려서 괴로워했어야 하는 거 아니냐며 날카롭게 유승재를 비판한다. 유승재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자신의 어리석음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한준휘는 마지막으로 유승재에게 양종훈의 알리바이를 증명할 수 있는 결정적인 질문을 날린다. 양종훈 연구실에 숨어서 그가 서병주와 통화하는 내용을 들었냐고 묻는데, 이에 유승재가 뭐라고 대답하는지는 드라마에서 안나온다. 이런!!! 그후 화장실에서 만나 어색한 사이가 된 유승재와 한준휘를 재밌게 관광하는 역겨운 진형우가 등장한다. 진형우는 일부러 유승재와 한준휘의 사이가 안좋아지게 만들고, 그후 유승재를 위로하며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 그런 짓을 한 거라고 양종훈이 한준휘에게 말해준다. 한준휘도 뒤늦게 진형우의 계략을 깨달았다며 분통해한다. 역시 한준휘가 똑똑해도 양종훈보다는 한 수 아래다.

강솔A, B를 받아준 고형수

강솔A와 강솔B는 둘다 고형수 의원 사무실에 실무수습 지원을 한다. 강솔B는 표절 때문인지 뭔지 알 수 없는 이유로 다른 실무수습 지원에 모두 떨어졌고, 강솔A는 성적이 안돼서 모두 떨어져서 둘다 지원할 곳이 마땅치 않았다. 고형수는 강솔B는 워낙 똑부러지고 말도 잘해서 흐뭇해하며 합격시켰지만, 원수지간인 강솔A는 거부하려고 한다. 근데 이때 강솔A는 비장의 무기를 내민다. 김은숙 교수가 강솔A에게 건네준 입법자료다. 예전에도 김은숙은 고형수의 권력을 지렛대 삼아 자신이 바라는 법안을 손쉽게 통과시켰는데, 또 그 작전을 쓰는 거다. 너무 웃긴다. 이번에도 고형수는 김은숙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하고 강솔A를 받아들인다. 고형수 입장에서도 힘들게 법안 만들 필요 없이 김은숙이 다 지은 밥상에 숟가락만 올리면 되니까 거절하기 힘든 유혹이었을 거다. 그 법안은 '사실적시 명예훼손죄의 폐지에 대한 안'이었다. 명예를 실추시키는 말을 하더라도 그게 사실이면 명예훼손이 아니게 만드는 법안이다.

고형수가 입맛 다시며 좋아하는 이유는, 이 법안이 이슈몰이하기 좋기 때문이다. 대선을 목표로 하는 고형수이기에 지지도 올리는 데 딱인 법안을 놓칠 수가 없었을 것이다. 김은숙은 고형수에게 아예 기자회견을 해서 시선을 더 확 끌라고 제안한다. 배드파마 재판 당일 기자회견을 하면 더 금상첨화라고 덧붙인다. 배드파마는 양육비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부모를 말한다. 이들의 신상을 털어서 명예훼손을 한 사람의 유죄 여부를 따지는 재판이 진행 중이다. 만약 김은숙이 제안한 법안이 통과되면, 배드파마들이 양육비를 안준 사실을 인터넷에 공개해도 명예훼손죄에 해당하지 않게 되므로, 고형수가 지지도 올리기 딱이다. 김은숙은 고형수 지지도를 올려주려고 이러는 게 아니다. 좋은 법안을 힘 있는 의원을 발판으로 통과시키려는 의도다. 김은숙은 유능하고 마음도 따뜻한 법조인이지만 정치판을 쥐고 흔들 권력은 없기 때문이다. 

국민참여재판과 배심원

양종훈은 유승재를 만나, 전예슬이 고영창이 보낸 동영상을 열어본 시각을 알아봐달라고 부탁한다. 유승재가 컴퓨터를 잘하기 때문이다. 컴퓨터 좀 잘한다고 저런 거까지 알수가 있나? 싶긴 한데 나도 컴퓨터를 잘 못해서 그런가보다 했다. 사실 이과 나왔다고 하면 세탁기 좀 고쳐줘 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은데 그 말을 들은 이과생은 황당하다고 하는 말을 들은 이후로는, 컴퓨터 잘한다고 휴대폰 해킹도 잘하는걸까? 하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뭐 드라마 작가가 알아서 잘 세팅했겠지 하면서 봤다. 양종훈은 자기 재판도 열심히 챙기면서 그와중에 전예슬 재판까지 도와주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다. 솔직히 유승재를 비롯한 다른 로스쿨생들도 그런 양종훈의 모습에 감명받았을 것 같다. 

국민참여재판에 참여하는 배심원들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자기 편으로 돌리기 위해, 빨간 립스틱도 바르지 말고 넥타이도 꽉 조여매라는 둥 여기저기서 소소한 조언과 잔소리가 난무하지만 양종훈은 싹 무시하고 제 갈길 간다. 심지어 스터디룸에서 학생들이 배심원들의 사전정보를 열심히 공부하는 와중에도 그런거 다 필요없다며 나가버린다. 사실 배심원이 개인적으로 어떤 사정이 있는지를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양종훈에게는 다 계획이 있나보다. 상대편 검사는 이름이 '배심원'인 여자다. 실제로 배심원 설득에 도가 튼 검사라고 한다. 작가가 참 이름 대충 지었다. 아무튼 검사 배심원은 과거 양종훈을 짝사랑한 전력이 있다. 그래서 양종훈은 개인적으로 검사 배심원의 성격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재판에 이용하려는 것 같다. 

검사 배심원은 전예슬을 중상해죄로 기소한다. 양종훈은 배심원들에게 다가가 이렇게 설명한다. 배심원이 자기편인지 아닌지 미리 알아보거나 잘보이려고 넥타이를 고쳐매는 일은 부질없다고 말한다. 애초에 배심원들은 증거에 입각해 공정한 판단을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배심원들은 끄덕인다. 자신들을 공정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치켜세워주기에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 양종훈은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증거만 있을 뿐, 유리하거나 불리한 배심원은 없다고 말하며, 배심원들에게 증거재판주의에 입각해 증거만 보고 잘 판단해달라고 부탁한다. 

고형수의 목을 조른 이만호

이만호는 화장실에서 볼일 보던 고형수를 찾아가 목을 조른다. 드라마를 보면서, 고형수 바지춤은 다 올리고 그런걸까 의문이 들진 않았다. 워낙 충격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고형수의 목을 조르며 이만호는 뭔가 억울한 일을 당한 것처럼 행동하며 분노한다. 근데 이놈의 사이코패스같은 양종훈이 이때를 놓치지 않고 나타나 카메라로 둘의 모습을 찍으며 '그래가지고 죽겠어? 더 목을 세게 졸라야지'라고 부추긴다. 전예슬 재판이 다시 시작됐는데 변호인인 양종훈이 나타나지 않아 다들 기다리는 와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양종훈은 이만호에게 닿을 정도로 가까이 얼굴을 들이대면서 '끊어, 숨통!'이라고 외친다. 그러면서 드라마가 끝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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