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 신세경 차은우 주연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 신세경 차은우 주연

신입사관_구해령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 리뷰

《신입사관 구해령》은 2019년 7월 17일부터 2019년 9월 26일까지 방송된 문화방송 수목 미니시리즈이다. 배우 신세경이 구해령 역을 맡았다. 배우 차은우는 이림 역을 맡았다. 왕의 이름은 백성들이 사용할 수 없기에 되도록 짧게 지었다고 한다. 차은우가 왕은 아니고, 왕위다툼에 끼지 않고 궁궐 구석에서 조용히 지낸다. 왠지 실제 차은우도 권력 욕심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주인공 구해령은 조선시대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자기 손으로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는 진취적인 인물이다. 반면 이림은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여 조용히 살아가는 인물이다. 이림이 원하는 것은 굉장히 소박하다. 바로 아버지의 사랑을 받는 것이다. 그러나 야망없고 순수하기만 한 아들 이림은 왕의 총애를 받지 못한다. 그러나 구해령은 야망이 넘친다. 오빠가 골라준 좋은 집안 자제와의 결혼을 깨고 사관 시험을 보러 간다. 조선시대 여성이 힘이 없었던 이유는, 여성에게는 경제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구해령은 궁궐에서 일하는 사관이 되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게 된다. 

시경에 이르기를
여인은 나쁜 일도 훌륭한 일도
해서는 안 된다 하였어

구해령은 어린 소녀들과 모여 신부 수업을 듣는다. 여기서 조선시대의 가부장적인 사상이 낱낱이 드러난다. 드라마 작가가 일부러 남녀차별을 뚜렷하게 드러내기 위해 집어넣은 부분인 것 같다. 신부수업을 맡은 선생은 각종 차별이 난무하는 말을 늘어놓는다. 그중 하나가 바로 여인은 나쁜 일도 훌륭한 일도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여기서 훌륭한 일이란, 남편이 기가 죽을 만큼 뛰어나게 총명함을 발휘하는 일이다. 허난설헌이 떠오르는 대목이다. 허난설헌은 다재다능하고 교양있는 부인이었지만 그 남편은 무능력하고 술과 여인만 밝히는 종자였다. 그래서 그렇게 아내를 피해 집에도 들어가지 않았던 것이다. 참 못나고 찌질하다. 배우자가 자신보다 훌륭하다면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그에게서 배울 점을 찾고자 하는 게 정상적인 태도다. 책을 많이 읽어서 그런지 뒤처진 조선시대 사상에 비해 깨어 있던 구해령은 신부수업을 따분해한다. 

 

사람은 외면보다 내면이 더 중요하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하지만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차은우 얼굴이 클로즈업될 때마다 안구가 시원하게 정화되는 기분이 든다. 게다가 차은우가 은근 연기를 잘한다. 한복도 잘 어울리고, 사극 톤으로 말도 잘한다. 그리고 한결같이 변치않는 모습으로 민들레처럼 구해령만 바라보는 역할이다. 이림은 왕권다툼에서 밀려나 한쪽 구석에서 한가로이 책을 읽고 소설을 쓰며 지내는, 프리랜서 작가 같은 왕자다. 그렇지만 드라마 후반부에는 나라가 어려움에 처하자 백성을 위한 정책을 제안하기도 한다. 그리고 구해령은 사관이 되기 전에는 양반댁 마님과 규수들에게 야한 소설을 읽어주는 책비(책 읽어주는 알바)를 나간다. 그렇게 책과 나름대로의 인연이 있었던 두 사람은 책방에 드나들다가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다. 그런데 구해령은 드라마 초반에는 이림이 왕족이라는 사실을 모르다가 나중에 알게 된다.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사관이 된 구해령은, 대기업 신입사원처럼 이런저런 시련을 겪으며 점차 성장해나간다. 그와중에 이림(차은우)과의 사랑도 키워나간다. 조선시대가 배경인데도 열심히 일하면서 연애도 놓치지 않는 커리어우먼을 보는 것 같다. 그리고 선배 사관 민우원(배우 이지훈)이 정말 동굴 목소리로 멋있게 나온다. 이림이 없었다면 구해령은 민우원과 사내연애를 했을지도 모를 정도로 민우원은 구해령을 아낀다. 둘이 가치관이 같기 때문이다. 둘다 올바른 것을 추구하는 고집 있는 인물들이다. 드라마 <신입사관 구해령>에서는 민우원과 이림 그리고 구해령의 삼각관계가 펼쳐진다. 그리고 구해령이 각종 난관을 헤쳐나가는 성장드라마의 면모도 있다. 사랑 얘기 외에도 나름의 기승전결도 갖춘 드라마다. 드라마 <백일의 낭군님>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신입사관 구해령>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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