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카이캐슬 : 어머님,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 어머님,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스카이캐슬

드라마 <스카이캐슬> 리뷰

《SKY 캐슬》은 2018년 11월 23일부터 2019년 2월 1일까지 방송된 JTBC 금토 드라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주요 등장인물은 김서형, 염정아, 윤세아, 오나라, 이태란이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고3 수험생을 둔 엄마들의 치열한 입시전쟁을 다룬 작품이다. 그런데 엄마 역할로 나오는 여배우 네 명 중 배우 염정아 외에는 다들 자녀가 없다. 그래서인지 배우 염정아만 진짜 엄마처럼 느껴졌다. 다른 배우들은 너무 환상적으로 완벽한 엄마를 연기하거나 너무 철 없는 엄마를 연기했다.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자식을 키워본 경험이 없는 상태에서 엄마 연기를 하는 건 정말 어려운 것 같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속 엄마들은 모두 '스카이캐슬'이라는 고급 주택에 산다. 스카이캐슬 거주권은 남편이 모 병원 소속 의사라서 주어지는 주거 혜택이다. 그래서 엄마들 사이에서 '스카이캐슬에는 아무나 살 수 없다'라는 자부심이 하늘을 찌른다. 그리고 그들은 모두 같은 욕망에 불타오른다. 바로 자식을 '서울의대'에 보내겠다는 열망이다. 이에 생각지도 못한 소름끼치는 행동도 불사한다. 바로 자식을 서울의대에 보낼 수 있도록 모든 것을 컨트롤해주는 입시 전담 선생님을 엄청난 돈을 들여 스카우트하는 것이다. 그런데 입시 선생님을 마치 물건처럼 취급한다. 경매장에서 서로 가격을 올리며 경쟁하듯이, 서로 더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실력 있는 선생을 데려가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예서 엄마(배우 염정아)는 원하는 입시 선생을 모셔오기 위해 직접 찾아가서 설득하고 고급 수제간식을 바치는 등 제갈공명의 삼고초려도 저리가라 싶을 정도로 정성을 다해서 결국 스카우트에 성공한다. 그 입시 선생 역할을 맡은 게 바로 배우 김서형이다. 배우 김서형은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소름끼치는 연기력으로 명대사를 만들어낸다. 드라마 스카이캐슬 김주영 선생의 대사는 너무 유명해져서 각종 광고에 동의없이 활용되기도 했을 정도로 흥행을 보장하는 유행어가 됐다. 

어머님, 저를 전적으로 믿으셔야 합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매회마다 충격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그래서 배우와 스태프들은 다음 스토리가 스포되는 것을 막기 위해 고군분투했다고 한다. 모르고 봐야 더 재밌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리뷰에서도 대략적인 내용만 밝힐 뿐 진짜 중요한 꿀잼 부분은 나오지 않는다. 그걸 다 쓰려면 리뷰가 엄청나게 길어질 것 같다. 그만큼 <스카이캐슬>은 많은 분량의 스토리가 압축적으로 들어있어서 전개가 매우 빠른 드라마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에서 기억에 남는 부분이 참 많은데, 그중 몇 가지를 얘기해보자면 이렇다. 첫번째는 배우 정준호가 맡은 '강준상' 의사가 울부짖으면서 '엄마가 의대 가래서 가고, 병원장 되래서 됐는데!'라며 부모를 원망하는 장면이었다. 아니 의사까지 됐는데도 계속 부모가 시키는대로 인생 설계를 하다니 정말 어이가 없다. 스카이캐슬 엄마들이 자식 인생 경로를 무조건 서울의대로 강요하는 모습과 겹쳐진다. 입시 선생 '김주영'은 부모와 자식 간의 이러한 갈등을 이용해 정말 소름끼치는 계략을 펼친다. 자신이 맡은 학생들에게 과거시험에 합격한 세 형제 이야기를 들려준 것이다. 세 형제는 사실 전생에 어머니에게서 죽임을 당한 사람들이 환생한 것이었고, 그래서 복수를 위해 과거시험에 합격한 직후 목숨을 끊는다. 부모가 가장 기쁠 순간에 그걸 없애야 더 큰 고통을 받는다는 논리다. 정말 어떻게 그런 끔찍한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다. 스카이캐슬에 사는 부모들은 어떻게든 자식을 명문대에 보내기 위해 몸부림치지만, 과도한 억압은 비틀린 반항으로 이어진다. 순순히 이에 따르는 학생도 있다. 그게 바로 예서(배우 김혜윤)다. 스카이캐슬 혜나와 예서의 은근한 경쟁 심리는 드라마 스카이캐슬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준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삽입곡 가사 도입부 '위 올 라이'가 드립 칠 때 유용하게 쓰일 정도로, 드라마 <스카이캐슬>은 2018년 당시 대한민국을 온통 뒤흔들었다. 실제로 현실이 많이 반영돼서 더 그런 것 같다. 어떻게든 학군 좋은 곳으로 이사가려는 부모 마음만 봐도 알 수 있다. 공부 잘하는 게 곧 출세의 길이다보니 악착같이 이 바늘구멍을 뚫으려는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적당히 잘해서는 소용없다. 극악으로 미친듯이 무조건 전교1등 수준으로 잘해야 한다. 그냥 명문대에 가는 것만으로는 안된다. 의대, 로스쿨 정도는 가줘야 어디 가서 고개 들고 다닐 사람들이 바로 스카이캐슬에 사는 엄마들이다. 이미 남편이 의사라서 충분히 여유롭게 살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스카이캐슬 엄마들은 게거품을 물고 서울의대를 향한 바늘구멍에 집착한다. 씁쓸하지만 아빠가 돈 벌고 엄마가 입시 전쟁을 치르는 모습은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래서 요즘은 공무원이나 유튜버를 꿈꾸는 사람이 많다. 이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게 쉽지 않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직업이 의사, 변호사만 있는 게 아닌데도 세상은 점점 각박해진다. 남 인생에 오지랖이 넓기 때문이다. 남이야 어떻든 내가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 하는데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인생을 추구하다보니 점점 내 행복은 멀어지는 것이다. 드라마 <스카이캐슬>의 어머님들이 전적으로 믿으셔야 할 것은 입시 선생님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녀들이 아닐까.

[드라마]D.P. (디피) 정주행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