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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외국드라마

[미드] 굿플레이스 정주행 후기 : 넷플릭스 미드 추천

by 티라 2021. 7.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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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에서 볼 만한 재밌고 유쾌한 미드, 굿플레이스

미드_굿플레이스

미드 <굿플레이스> 리뷰

넷플릭스 미드 <굿플레이스>는 내 마음에 쏙 드는 아주 건전한 작품이다. 보통 미국드라마 하면 살인, 총격, 마약 그리고 '동성애', 범죄자, 감옥 이런 자극적인 소재가 밥먹듯이 등장해서 식상할 정도다. 첫회부터 사람이 죽고 총을 쏘고 길거리에서 레이싱을 하고 여자끼리 진한 스킨십이 난무한다. 비록 미드 <굿플레이스>에서도 첫회부터 사람이 죽긴 하지만, 첫회부터 마지막회까지 온 가족이 함께 봐도 될 정도로 너무나도 바람직한 내용일 뿐만 아니라 재미있기까지 하다. 솔직히 미드 <굿플레이스>만큼 스킨십이 거의 없는 미국드라마도 찾기 힘들 것 같다. 웬만한 12세 관람가보다 더 건전하다. 게다가 쉴새없이 몰아치는 대사 덕에 영어 리스닝 공부까지(?) 된다. 그리고 미드 <굿플레이스>에는 종교적, 철학적 논의가 심층적으로 등장함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할 틈이 없다. 이건 정말이다. 나는 드라마 관계자도 아니다. 우연히 봤다가 정주행하게 된 드라마다. 아마 본 사람은 100% 공감할 것이다. 이것은 명작이라는, 아니 띵작이라는 사실을 말이다.

 

팔색조 매력, 재닛

모든 인물이 다 매력이 철철 넘치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언제나 "Hi, there!" 하며 이달의소녀 츄만큼이나 상큼발랄하게 등장하는 '재닛'이다. 천국에는 굿(Good) 재닛, 지옥에는 배드(Bad) 재닛, 중립지역에는 뉴트럴(Newtral) 재닛이 있다. 세 가지 버전의 재닛 모두 너무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캐릭터다. 아마 재닛을 연기한 배우가 그만큼 연기를 잘해서 그런 것 같다. 굿 재닛은 영혼없이 밝게 웃으며 시키는대로 다 하는 허당미가 있고, 배드 재닛은 껌을 짝짝 씹으며 반항하는 10대 느낌을 풍기지만 언제나 장난스럽게 방귀를 뿡 뀌는 방구미(!)가 있고, 뉴트럴 재닛은 마치 회사에서 영혼없이 기계처럼 일만 하는 우리들의 모습이 반영돼 가슴 절절하게 공감되는 기계미가 있다. 각자 제일 자주 하는 대사는 이렇다. 굿 재닛은 "안녕 여러분!", 배드 재닛은 "꺼져 내 방귀나 먹어", 뉴트럴 재닛은 "이상 대화 끝"이다. 이것만 봐도 대충 캐릭터 각이 나올 정도다. 재닛의 활약으로 드라마는 점점 더 재미있어지고, 그러다 결국 수십가지 버전의 다양한 재닛이 탄생하기까지 한다. 보통 작품이 한 회차씩 진행될수록 점점 입지가 커지는 역할이 있고 작아지는 역할이 있는데, 연기를 잘할수록 입지가 커진다. 재닛이 바로 그렇다. 처음엔 그냥 서빙하는 직원같은 미미한 존재감이었는데 나중에는 거의 재닛 없이 스토리가 안돌아갈 지경까지 간다.

 

천국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지옥

정말 착하게 살면 천국에 갈까? 아마 모두가 갖는 의문일 것이다. 이 단순한 물음에 대답하면서 만들어진 드라마가 바로 미드 <굿플레이스>다. 이 작품에서는 천국을 굳이 헤븐이라고 표현하지 않고 굿플레이스로, 지옥을 배드 플레이스로 설정한다. 그런데 반전이 있다. 이 반전이 한참 뒤에 등장한다. 알고보니 굿플레이스의 설계자는 지옥에서 온 사신이었다. 원하는 건 뭐든 다 이뤄주는 척하면서 괴롭히는 곳이었다. 주인공은 천국과 지옥의 관리자에게 제안해서 새로운 시스템을 만든다. 굿플레이스인척 하며 테스트를 해서,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가진 자만 진짜 굿플레이스(better place or best place)로 보내주는 것이다. 이제는 사지를 불태우는 방식이 아니라 새로운 방식으로 고문을 한다. 바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현실 속 괴로움이 지옥에 투영된다. 아니 굿플레이스인 척하는 배드플레이스에 투영된다. 크고 멋진 저택을 제공해주는 척하면서 알고보니 그사람이 소름끼치게 싫어하는 그림을 집 곳곳에 걸어둔다든지, 싫어하는 음식을 진수성찬인 것처럼 차려준다든지, 성격이 안맞는 사람을 이웃으로 배정해서 서로 자주 보게 하고, 심지어 엉뚱한 사람을 소울메이트라고 속여서 평생 같이 지내게 하기까지 한다. 정말 이런 지옥이 따로 없다.

 

진정한 천국에는 끝이 있다

드라마의 끝에서, 주인공 일행은 진정한 천국에 도착한다. 그러나 그곳에 있는 착한 사람들은 오히려 고통받고 있다. 아무리 완벽한 쾌락이 주어져도, 무한히 같은 강도로 즐거움을 느낄 순 없었다. 주인공 일행에서 유일한 아시아인 제이슨은 원숭이들과 서핑을 하고 싶다는 소원을 빌어서 바로 이루어지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질려버린다. 죽지 않고 영원히 각자가 원하는 종류의 쾌락을 느끼면 좋을 것 같지만 오히려 사람들은 즐거움을 잃어버린다. 끝이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결국 '끝'이 있어야 그 전까지 더 즐길 수 있다는 걸 말해주는 드라마다. 주인공 일행은 천국에 '끝'을 만들자고 제안한다. 그래서 원하는 만큼 실컷 놀다가 이제는 끝내고 싶을 때 특정한 문을 열고 나가면 소멸하게 되는 선택지가 생긴다. 그제야 무기력하게 축 늘어져있던 천국 거주민들은 환호한다. 난 이 장면이 정말 좋았고 마음을 크게 울렸다. 그밖에도 주인공과 친구들은 천국, 지옥, 중립지역을 오가며 다양한 소동을 겪는다. 이 모든 과정이 한 순간도 지루할 틈 없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거의 일본애니 <원피스>보다 더 빽빽하게 모험 이야기로 가득차있다. 게다가 교훈도 준다. 넷플릭스에서 볼 만한 작품을 찾고 있는 사람, 영어공부하고 싶은 사람, 천국에 가고 싶은 사람, 미드를 잘 안 보는 사람들에게 이 드라마를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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