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토일 드라마 <마인> 3화 리뷰 : 회색의 영역
드라마 마인 3화 리뷰
드라마 <마인> 3화는 효원가 첫째 아들 한진호가 대표 이사로 선임되며 시작된다. 왜 똑똑한 둘째 아들 한지용이 아니라 멍청한 첫째 아들 한진호가 이사로 선임됐을까? 효원가 며느리들은 모두 의문을 갖지만, 알 사람들은 그 속사정을 다 안다. 첫째 며느리 정서현과 둘째 며느리 서희수의 차이는, 한지용이 일부러 그랬다는 걸 아는지 모르는지다. 서희수는 모르지만 정서현은 안다. 그러나 정서현은 한지용이 왜 일부러 대표이사 자리를 형에게 양보했는지 의심스러워한다. 서희수는 당연히 자기 남편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속상해한다. 정서현은 자기가 모르는 집안 속사정을 캐내기 위해 김유연에게 뒷돈을 쥐여주며 정보원 역할을 시킨다. 자기 아들 한수혁에 관한 비밀도 모두 알아오라고 당부하며 김유연을 당황시킨다. 일부러 김유연을 떠본 것이다.
서희수는 남편을 직접 만나 속사정을 알아내려 하지만, 한지용은 하준이를 위해 그랬다는 말도 안되는 핑계를 댄다. 아마 비밀은 따로 있을 것이다. 이에 속이 상한 서희수는 스시가 비리다며 자리를 박차고 나간다. 난 이래서 서희수 캐릭터가 싫다. 늘 가식적이다. '당신이 진짜 이유를 말해줄 때까지 대화하기 싫다'고 얘기했다면 오히려 통쾌한 캐릭터로 더 좋아했을 것 같다. 멀쩡한 스시탓을 하며 돌려 말하는 화법은 괜히 듣는 사람만 더 답답해지는 화법이다. 그런데 한지용이 아닌 한지호가 대표이사가 된 이유는 바로 강자경 때문이었다. 그래서 한지용이 서희수에게 솔직한 이유를 말할 수 없었던 것이다. 강자경의 정체를 알고 있는 양순혜는 기겁을 하고 놀라고, 그런 양순혜에게 눈을 부릅뜨며 강자경은 '원하시는대로 한진호를 대표이사로 만들어드렸습니다'라고 말한다. 이게 무슨 소릴까? 강자경에게 무슨 파워가 있다고? 시청자 입장에서는 알 수 없다.
앞에서 숙인 한진희, 뒤에서 숙인 서희수
한진희는 몰려든 기자들 앞에서 고개 숙여 사죄를 하지만, 뒤에서 양순혜는 자기 딸 기사화를 막지 못했다며 서희수에게 화풀이를 한다. 서희수는 시어머니 양순혜가 매섭게 몰아치는데도 왜 기사화를 막지 못했는지를 끝내 말하지 않고 고개만 푹 숙인다. 기자가 '한진희 기사를 막아주는 대신 한하준이 당신의 친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하겠다'고 해서 서희수는 하준이를 위해 거절했다. 서희수는 자기 딴에는 하준이를 위해 큰 희생을 하고 있다며 위안 삼았겠지만, 사실 바보같은 짓이다. 정서현이라면 절대 이런 식으로 대처하며 양순혜와의 관계를 악화시키지 않았을 것이다. 아마 기자에게 다른 정보를 주며 거래를 하든지 하는 식으로 부드럽게 상황을 풀어나갔을 것이다.
정서현은 서희수의 반항 소식을 듣고 '허 참, 나랑은 너무 다르네'라고 중얼거린다. 하지만 서희수는 상대방을 내편으로 만드는 법을 모른다. 한마디로 협상과 타협으로 상황을 타개해나갈 능력이 없는 사람이다. 즉, 이 재벌가에서 굳건히 버티기 힘든 사람이라는 의미다. 양순혜, 한진호, 한진희는 머리는 나쁘지만 효원가 혈통이라는 강력한 힘이 있다. 정서현, 한지용, 강자경은 힘은 없지만 비상하게 머리를 굴려 권력을 획득해나간다. 서희수는 둘 다 없는 인물이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듯 앞으로 재벌 간의 권력다툼에 힘없는 서희수가 희생당하지 않을까 싶다.
정서현의 카리스마
효원가가 '효원'가인 이유는 회사 이름이 효원이라서였다. 효원그룹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는 척하며 사진을 찍던 한진호는, 대표이사가 되어 기쁜 마음으로 직원들을 부르며 옆에 앉으라고 하지만 직원들은 슬슬 피하며 한지용 옆에 앉는다. 직원들조차 실세가 한진호가 아닌 한지용이라는 걸 알고 있는 모습에 한진호는 씁쓸한 표정을 짓는다. 한진호의 아내 정서현이 오히려 순수혈통 한진호보다 파워가 있다. 정서현은 자신이 관리하는 갤러리에 전시된 억대 작품을 아이가 망가뜨리자, 웃는 얼굴로 괜찮다고 보내준 뒤 망가진 작품을 스토리텔링해서 다른 곳에 전시하라고 은밀히 지시한다. 단순히 비싼 작품만 있다고 좋은 갤러리가 아니라, 선한 영향력을 가진 착한 갤러리 이미지를 만드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역시 정서현이다.
실세 정서현은 효원가 핏줄 한수혁의 친엄마도 아니면서 효원가를 쥐고 흔든다. 한진희가 울부짖으며 양순혜의 방에서 큰소리를 내자, 정서현은 당당하게 시어머니 방을 열고 들어와 한진희에게 '이 집에 당분간 오지 말라'고 말한 뒤 경멸 어린 시선으로 쏘아보고 나간다. 와.. 진짜 대박이다. 전에 양순혜가 카덴차 직원 김유연에게 '어딜 감히 내가 방에 있는데 함부로 들어오느냐'며 호통을 치던 모습을 본 사람은 정서현의 파워를 실감할 것이다. 시어머니와 시누이도 꼼짝 못하게 만드는 며느리가 바로 정서현이다. 그 성질 더러운 한진희가 자기 엄마 집에 오지 말란 소리를 올케한테 듣고서도 찍소리 못하고 울기만 한다. 둘째 며느리 서희수를 쥐 잡듯 잡아서 눈물만 줄줄 흘리게 만들던 양순혜도, 첫째 며느리 정서현한테는 아무 말도 못한다.
소름끼치는 강자경
드라마 마인 3화는 서희수와 강자경이 앞다퉈 한하준을 위해 모성애를 보이며 끝이 난다. 도대체 진짜 엄마가 누군지 서희수조차 헷갈릴 정도로 강자경은 소름끼치게 한하준을 몸바쳐 아끼고 진심으로 사랑한다. 이에 열받은 서희수는 강자경을 해고하겠다며 화를 내지만 그럴 수 없다는 걸 강자경은 알고 있다. 양순혜가 강자경에게 꼼짝 못하기 때문이고, 한지용도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한하준 학교폭력 사건 관련해서도, 서희수는 하준이를 위해 온 힘을 다 바쳐 노력하지만 가해자 부모의 원한만 사고, 오히려 강자경의 돌발행동 때문에 사죄하는 처지가 된다. 그러나 강자경은 갑작스럽게 찾아가서 뺨을 후려갈기고도 가해자 측 학부모를 꼼짝 못하고 벌벌 떨게 만든다. 정서현처럼 강자경도 뒤에서 은밀히 정치질 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강자경은 제멋대로 행동하면서도 아무도 자신을 어쩌지 못하게 한다. 강자경이라는 인물은 앞으로 정서현만큼 드라마 마인을 하드캐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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