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티빙오리지널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후기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 리뷰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티빙 오리지널 작품으로 송지효, 남지현, 채종협 주연의 드라마다. 일단 꿀잼 드라마라서 추천하고 싶다. 약간 잔인한 장면도 나온다. 잔혹하지만 확실한 '복수'가 나온다는 점에서 드라마 <악마판사>와도 일맥상통하는 것 같다. 악마판사에서는 약간 머리싸움을 해야되지만, 마녀식당에서는 '마법'을 이용해서 속시원하게 바로 복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개가 더 빠르다. 대신 내가 정말 마음에 드는 부분이 있다. 악마판사와는 다른 점이다. 바로, 무조건 복수하는 것만이 정답은 아니라는 교훈을 준다는 점이다.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서는 각 사연자들의 빠른 복수와 그에 따른 결말을 바로바로 보여준다. 그리고 또 하나, 복수에 따른 댓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도 마음에 든다. 아무리 상대방이 나한테 잘못을 했다고 해도, 개인적으로 원한을 풀기 위해 복수하려면 나도 뭔가 내놓아야 한다. 그리고 마녀식당의 첫 손님 정진(남지현)은 무언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하지만, 이미 복수는 끝나버렸고 평생 그 댓가를 치르게 된다.
마녀식당의 복수과정은 간단하다. 소원 말하기, 음식 먹기, 댓가 치르기 순이다. 그중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추민하 선생으로 나왔던 안은진 배우가 맡은 '진선미'의 사연이 제일 재밌었다. 진선미는 수년간 남자친구의 고시준비를 뒷바라지하지만 막상 합격하고나자 차인다. 그 슬픔에 마녀식당을 찾아가, 남자친구가 다시 돌아오게 해달라고 소원을 빈다. 이때 '정진'이 진선미를 말리며, 그러지 말고 자신의 꿈을 생각하라고 조언하지만 소용이 없다. 마녀는 소원의 댓가로 목소리를 가져간다. 진선미는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뮤지컬 배우의 꿈을 품은 사람이었다. 소원을 빌자 남자친구가 돌아오지만, 소름 돋게도 최종합격이 아니라 2차합격이어서 면접에서 떨어져서 다시 진선미에게 돌아온 거였다. 정말 추잡하기 그지없는 사람이다. 이딴 사람 때문에 목소리까지 빼앗긴 진선미는 절망과 후회로 얼룩진 현실을 맞이한다. 게다가 알고보니 자신도 모르게 진선미의 목소리에 홀딱 반한 잘생긴 의사와의 썸이 시작되고 있었다. 썸남은 그 아름다운 목소리로 계속 노래해달라고 말하지만, 이 말을 듣고 진선미는 더더욱 절망에 빠진다. 이미 마녀에게 목소리를 바친 후였기 때문이다.
송지효는 예능 <런닝맨>에서 멍지효로 유명하고 잠 자는 걸 좋아하는 사람으로 알려져있다. 그러나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에서는 시크하고 냉정한 마녀를 찰떡같이 소화해낸다. 사사로운 정에 얽매이지 않고 단호하게 사람들에게서 댓가를 받아내고 소원을 이루어준다. 게다가 그 소원이 잔인하면 잔인할수록 좋아한다. 그래서 전혀 잔인하지 않은 소원을 빈 이길용(채종협)에게 실망한다. 이길용은 정진에게 푹 빠져서, 정진의 곁에 계속 있게 해 달라는 소원을 빈다. 어찌보면 로맨틱하지만 또 어떻게보면 굉장히 어른스럽고 현실적인 소원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들은 끔찍한 복수를 하는 대신, 그에 상응하는 엄청난 댓가를 치른다. 그러나 바람처럼 잔잔한 소원만 빌었던 이길용은 마녀식당에서 알바를 하는 걸로 가볍게 댓가를 치른다. 이길용은 원래도 편의점 알바여서 크게 달라질 것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정진은 아직 이길용을 동생으로만 생각하고 있다. 이길용은 학교폭력 피해자인데다가 가해자에 의해 다쳐서 체대에 가려는 꿈조차 무산된 상황이고 고등학교 자퇴까지 하게 된다. 당연히 가해자에게 잔혹한 복수가 땡기는 상황인데도, 이길용은 복수를 선택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른스럽게도, 자기 일은 스스로 헤쳐나가야 한다고 말하며 의젓한 모습을 보인다. 피를 부르는 복수를 원했던 마녀는 좀 아쉬워하지만 이길용은 바보같이 웃는 표정이다.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는 진정한 복수는 가해자를 깨끗하게 잊고 행복하게 사는 삶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 나도 격하게 여기에 동의한다. 내 세상, 나만의 세계, 내 우주는 내가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내 우주에 들어올 자격이 없는 사람은 내 세계에 끌어들이지 않으면 된다. 그냥 아웃시키면 그만이다.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물건들만 내 안으로 들여보내주면 그게 내가 행복해지는 길이다. 복수하려면 가해자를 계속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오히려 가해자가 점점 내 안의 세계에서 강력해지고 크게 자리잡게 된다. 가해자와 내가 점점 더 강하게 엮인다. 그러니 복수하면 할수록 점점 더 괴로워질 수밖에 없다. 내 인생은 오롯이 내 손에 달려있다. 스케치북 같은 거다. 내가 생각하기 싫은 대상으로 굳이 내 스케치북을 가득 채울 필요는 없다. 내가 사랑하고 좋아하는 존재들로만 가득 채우면 내 세상이 정말 그런 존재들로만 이루어진다. 드라마 <마녀식당으로 오세요>를 너무 재밌게 봤지만, 그래도 내가 마녀식당에는 가고 싶지 않은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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