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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한국드라마

[드라마] 빈센조 : 마피아 송중기가 실현하는 권선징악 사이다 이야기

by 티라 2021. 4.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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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빈센조>

드라마 <빈센조>는 2021년 2월 20일 부터 방영 중인 tvN 토일 드라마다. 이탈리아 마피아 콘실리에리가 주인공인 것부터가 파격적인데, 그게 한국인이고, 한국인 중에서도 송중기라는 사실이 <빈센조>의 특이점에 정점을 찍는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마피아 게임도 있고 해서 마피아라는 단어에는 친숙하지만, 콘실리에리는 극중 인물들이 콘샐러드로 착각할 정도로 익숙치 않은 용어다. 게다가 송중기가 매우 수려한 이탈리아어를 구사하며 등장한다. 영어와 프랑스어를 구사하는 드라마는 종종 있었지만 이탈리아어는 신선하게 다가온다. 빈센조 때문에 이탈리아어의 매력에 새롭게 눈뜨게 된 사람이 나뿐만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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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 셰프 토토

 

사실 이탈리아는 피자와 파스타로 이미 대한민국을 점령한 지 오래다. 마피아보다 더 무섭게 퍼져나간 이탈리안 레스토랑은 전국에 퍼져 이제는 소개팅 같은 분위기 좀 괜찮은 맛집은 100% 스테이크, 피자, 파스타를 팔고, 심지어 프렌치 레스토랑에서도 주메뉴가 스테이크, 피자, 파스타다. 같은 유럽권이라 메뉴가 비슷하다고 생각할수도 있겠지만, 프랑스는 사실 푸아그라와 에스까르고로 유명한 나란데도 한국인의 입맛을 피자와 파스타만큼 사로잡지는 못했다. 대신 프랑스의 마카롱이 대한민국을 점령하여 화이트데이 같은 날엔 빼빼로보다는 마카롱이 대세가 된지 꽤 되었다. 

 

이렇게 이탈리아에 익숙한듯 익숙치 않은 우리 국민의 정서에 드라마 <빈센조>는 초반부터 훅 치고 들어온다. 유럽여행가면 소매치기 당한다는 편견을 깨부수듯, 주인공 빈센조는 한국에 들어오자마자 택시기사에게 뒷통수를 제대로 맞는다. 이때 택시기사가 영화 <승리호>에서 함께 했던 배우라는 게 상황을 한층 가볍고 코믹하게 띄워준다. 마피아 계의 거장이 대한민국의 절대악(惡)과 맞서싸우는 이야기인만큼 상황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무겁고 심각해지지만, 그와중에도 분위기를 살리는 요소를 놓치지 않는 블랙 코미디 드라마다. 주연 송중기, 홍차영 뿐만 아니라 거의 90%의 조연이 코믹 요소를 담당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세상에 유머가 없다면 얼마나 삭막하고 숨막히겠는가 라는 철학을 가진 작가가 만든 것이 틀림없다. 나도 동의한다. 너무 무겁기만 한 드라마는 오히려 현실성이 사라지며 지루해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빈센조> 빈센조 까사노

 

하지만 제발 이대로 블랙 코미디 콘셉트만 가져갔으면 하는 작은 소망이 있다. 개인적으로 스토리가 이렇게 탄탄하고 재밌는 드라마에 억지로 로맨스를 끼워넣는 것을 별로 선호하지 않기 떄문이다. 애초부터 손발 오그라들게 만드는 게 목적인 드라마 <태양의 후예>는 상관없지만, 로맨스가 메인이 아닌데 자꾸 주연배우와의 러브라인을 만들면 오히려 몰입감이 확 떨어지며 잠시 채널을 돌리고 싶어진다. 로맨스가 아닌, 코미디까지만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주인공 빈센조 까사노라는 인물은 인간의 심리를 철저하게 이용하면서도 넘지 말아야할 선은 지킨다. 마치 치킨게임(치킨 게임 뜻 ➡ 클릭)을 하며 무자비하게 돌진하다가 어느 선에서 정확하게 딱 멈춰서는 자동차를 보는 기분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은 무조건 죽여버리는 상대방과 달리, 빈센조는 응원하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돌아서게 하지 않고 선을 지킨다. 사실 이렇게 상대방과 치열하게 심리전을 벌이는 어느 미국 정치드라마는 주인공도 결국 타락해버리는데, 빈센조는 그러지 않아서 좋다. 어떤 순간에도 나쁜 짓을 저지른 것을 합리화하지 않는다. 나쁜 건 끝까지 나쁜 거다. 악한 인간과 싸우기 위해선 결국 누구라도 타락한다는 편견을 시원하게 무너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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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 홍차영

 

드라마 <빈센조>는 아직 방영 중이지만, 매우 추천하고 싶은 별 다섯 개 그 이상의 작품이다. 개인적으로는 배우 홍차영의 역할이 아버지의 죽음이라는 동기부여와 억지로맨스에 국한되지 않고, 주인공 빈센조만큼 멋지게 활약하길 기대한다.  빈센조는 홍차영이 좋아서가 아니라 홍차영 부친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분노로 지금까지 온 만큼, 억지로맨스는 싹 빼고 깔끔하게 권선징악을 이뤄내는 스토리로 마무리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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